부족한 영화 리뷰

디즈니플러스<버즈 라이트이어> 리뷰: 이게 토이 스토리 세계관에서 그렇게 흥행한 작품이라고?

깡통로봇 2022. 8. 5. 20:00

감독: 앵거스 매클레인

목소리 출연: 크리스 에반스, 우조 아두바, 키키 파머, 피터 손, 타이카 와이티티, 제임스 브롤린 외

장르: SF, 애니메이션, 액션

볼 수 있는 곳: 디즈니플러스

 

안녕하세요.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매우 유명한 작품이죠. 토이 스토리 1편은 세계 최초의 풀 cg 3d 애니메이션 영화이기도 해서 의미가 상당한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는 4편까지 제작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지요. 그걸 픽사는 좀 더 활용하고 싶었는지 ‘버즈 라이트이어’라는 토이 스토리 팬분들이라면 환영할만한 작품을 제작하겠다고 발표까지 하기에 나섰습니다. 토이 스토리 두 명의 주인공 중 한 명이 ‘버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애니메이션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단번에 올해 최고의 애니메이션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받았지만 정작 성적표를 까고 보니 그렇게까지는 좋은 작품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서 충격을 선사하기도 했죠. 그리고 잠시의 시간이 지난 지금 ‘버즈 라이트이어’가 디즈니플러스에 업로드가 됐습니다. 

내가 돌아왔다! 내 이름 모르는 사람 여기에 없겠지?

뛰어난 애니메이션 흥미진진한 설정

3D cg 애니메이션의 끝은 어디인가 싶은 생각이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내내 들었습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그래픽과 섬세한 묘사를 자랑하는 이 작품은 시각적으로 훌륭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시각적인 측면에서 기교를 많이 부려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적합한 장르가 SF라서 ‘버즈(크리스 에반스 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참고로 이 작품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은 토이 스토리와 대체 무슨 관계인가 싶을 텐데요. 이 작품은 토이 스토리 세계관에서 상영된 영상물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작품 자체가 극중극이라는 이야기예요. 토리 스토리 속 버즈 라이트이어의 초흥행으로 인해서 버즈 장난감이 히트를 치게 되고 그것이 토이 스토리 1편으로 시작이 되는 겁니다. 따지고 보면 세계관 내의 시간선을 정리할 때 이 작품이 오리진이면서 오리진이 아닌 그런 작품이 되겠군요.

원하지 않은 행성에 정착하게 된 것에 작중 내내 커다란 부담감을 가지는 버즈

작중 인간의 과학력이 상당히 발달한 시대적 배경을 무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상상력에 스스로 자유도를 부여한 느낌입니다. 이미 인류는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헤매는데 지금까지 여행한 거리가 어마어마합니다. 하이퍼 스피드로 광속을 돌파하는 여행이 가능할 정도이니 아마도 우리 상상을 초월하는 그런 세계일 겁니다.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헤매려다가 행성 원주생명들에게 발이 묶여 파괴된 연료 시스템을 대체할 무언가를 만들어 내 다시 우주로 진출하는 것이 버즈와 그의 동료들의 최대 목표입니다. 광속을 초월하는 속도로 여행이 가능하고 우주를 돌아다니며 테스트를 하니 버즈와 버즈의 동료들의 시간의 흐름이 달라져 일어나는 일 등을 묘사하는데 좀 뭉클한 감정을 자극하기도 하지요. 어찌 됐든 흥미로운 설정들은 다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행성의 괴물들과 시간 여행, 외계 로봇의 침공, 그리고 거기에 맞서 싸워야 하는 후손들. 시대를 뛰어넘는 버즈의 모험이 기대가 될 법합니다.

로봇 고양이라서 고양이처럼 행동하는 건 이해하겠다만 털까지 고양이처럼 빠지는 건 아니겠지?

이것이 정말 픽사에서 만든 퀄리티인가?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내내 몰입이 잘 되지 않습니다. SF 장르에서 흥미로운 요소들은 전부 들어있는데 어째서일까요. 일단은 수준 낮은 부분들이 자주 보입니다. 재미없는 개그, 어딘가 덜 떨어져 있어 매력이 없는 등장인물과 별다른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인간관계 등이 그렇습니다. 적당히라도 해주면 뛰어난 비주얼에 몰입해서 무난하게 감상을 했을 텐데 조금 애니메이션이 진행이 됐다 싶으면 저급한 유머가 튀어나와 한숨이 절로 튀어나오게 합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준을 스스로 낮추려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수준이 많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을 너무 유치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그럼 이 애니메이션은 아직 유머에 노출이 덜되서 조금의 자극만 주면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작품인가? 싶기도 한데 토이 스토리 시리즈 팬들의 평균 연령이 생각보다 높은 것을 감안하면 이건 기만 수준이라고 보입니다.

하이퍼스피드 테스트로 인한 시간 흐름의 차이는 인터스텔라 생각이 들게 한다

인물들도 심도 싶은 감동을 전달하지 못합니다. 애초에 어딘가 덜 떨어져 있는 인물들로 구성되어서 인물들의 행동에 몰입이 되지가 않아요. ‘앨리사 호손(우조 아두바 분)’은 뛰어난 사령관으로 행성에 정착한 후 가족에 매진하는 인물로 매우 훌륭하게 그려졌습니다만 어째 정착인들의 후손들은 죄다 나사가 빠져있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정착한 행성에 산소가 적어서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한데 그러기엔 버즈는, 행성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 머물렀는 걸 감안해도, 상당히 정상인에 가깝습니다. 위대한 우주 특공대였던 할머니를 동경하는 ‘이지 호손(키키 파머 분)’은 대체 어떤 삶을 삶아왔기에  나사 빠지고 순진한 행동만을 일삼는지 모를 정도예요. 인내심을 가지고 이 인물이 이렇게 산소결핍에 걸린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단순한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본래 그런 인물이었던 것이죠.

대체...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리도 매력이 없고 별로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인가

이들이 보여주는 활극은 1차원적 유머만을 남발하여 유치함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버즈와 이지의 관계도 깊게 다뤄지지 않는데 자신이 저지른 실수로 현재의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버즈와 정신적으로 교감을 하기에는 이지는 애초에 부적합해 보입니다. 이지의 나머지 대원들은…그냥 평가를 안 해도 될 정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지 좀 산만한 느낌이 듭니다. 좀 몰입이 될 것 같으면 바보 같은 행동이 반드시 튀어나와 일을 벌이게 되는 시퀀스가 계속 이어지기까지 하니 ‘또 이런 식이야’라는 생각이 절로 튀어나옵니다. 이야기 전달하는 방식도 별로 흥미 있지 않았습니다.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싶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전개를 지니고 있어 그냥 뇌 비우고 보라고 만든 애니메이션 같기도 합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장면들도 존재하는데 특히 버즈 일행의 마지막 위기에서의 장면은 과학적 상식은 그냥 포기해버린 게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들었고요. 엉망입니다.

외계 로봇의 침공은 언제 어디서라도 등장하면 환영받을만한 요소

그 외에

애니메이션 중반 이후에 등장하는 반전에 글쓴이의 졸린 뇌가 자극을 받았습니다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거든요. 왜 반전 요소가 그 장소에 등장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다른 장소에 등장하면 스스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이끌었을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죠. 인간의 감정에 초점을 맞춰 반전 요소가 감정 통제를 하지 못해 그 장소에 왔다는 것으로 어필하면 이해가 가겠지만 그런 것에 제대로 된 묘사는 없습니다. 그나마 글쓴이를 포기하지 않게 한 것은 고양이 로봇 ‘삭스(피터 손 분)’의 공이 제일 컸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고 재치 넘치는 인물이라면 단연 삭스가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제작진들은 이 애니메이션이 대박을 칠 거라 생각했는지 후속편을 암시하는 쿠키 영상을 넣었더라고요. 작품 자체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갔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나마 모험 활극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안심을 해야 할법하지만 픽사의 수준에서 보면 비판받을만한 작품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