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영화 리뷰

디즈니플러스<프레이> 리뷰: 원점회귀! 이제 우리 프레데터 꽃길만 걷자

깡통로봇 2022. 8. 8. 14:19

감독: 댄 트라첸버그
출연: 앰버 미드썬더, 다코타 비버스, 할란 블레이네 키트웨이헷, 스테파니 미티아스, 스트로미 키프, 줄리안 블랙 안텔로페, 데인 딜리에그로 외
장르: SF, 액션, 공포, 스릴러
볼 수 있는 곳: 디즈니플러스

안녕하세요.
영화계에서 유명한 외계인이 두 종족이 있는데 하나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일리언이라면 다른 하나는 바로 이 존 맥티어넌 감독의 프레데터입니다. ‘프레데터 시리즈’도 ‘에일리언 시리즈’만큼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크리쳐물로 에일리언과 다른 매력을 뿜어내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었죠. 에일리언 시리즈와 함께 꾸준히 작품이 등장하긴 했지만 에일리언 시리즈보다 좀 힘을 영 신통찮게 내는 편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잊히는 시리즈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에일리언과 프레데터를 한데 모아서 만든 영화도 만들어졌습니다만 이쪽도 생각만큼 재미를 많이 못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새로운 프레데터 영화가 새로 공개됐습니다.

요즘 영 날씨가 않좋더니...이게 다 외계인 때문이었던 건가?

피식자와 포식자라는 철저한 관계

제목부터가 남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포식자라는 뜻의 ‘프레데터’를 줄곧 영화 이름으로 올려서 개봉했습니다만 이번에는 새로이, 그리고 제대로 재시작을 하겠다는 의도인지 피식자라는 뜻의 ‘프레이’를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사전 정보가 없으면 이 영화가 프레데터 영화라는 것을 전혀 모를 것 같은데 이 영화는 오히려 프레데터 1편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끌어와 프레데터의 본래의 매력을 끌어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고도로 발전된 과학문명을 누리는 사냥꾼인 외계인 프레데터가 지구에 다시 방문한 것은 다름 아닌 사냥을 위한 것으로 결국은 누군가는 사냥을 당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실제로 영화 속의 대부분 등장하는 생명체들의 관계가 그렇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비단 고지능 생물체가 아닌 네발짐승이나 기어 다니는 뱀에게도 적용되는 법칙입니다.

주인님, 밥먹는 거 빤히 쳐다보면 곰이 싫어한다개!

결국은 생존을 위해서 포식자가 피식자를 공격하는 것인데 힘의 역학관계를 영화가 잘 표현하면서 그런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피식자의 노력을 맛깔나게 그려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그런 관계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프레데터와 주인공 ‘나루(앰버 미드썬더 분)’는 피식자와 포식자의 관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자연의 법칙에서 약간은 벗어나는 별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생존과 포식을 위해 사냥을 하는 게 아니라 강한 생명체를 사냥하여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 프레데터의 주요 목적이고 나루 또한 자신이 사냥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사냥하고 싶어 하는, 다른 부족 사람들과는 결이 다른 인물로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두 캐릭터의 대결을 그린 영화는 아닌데, 프레데터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 있는 서양인 사냥꾼들도 등장해 변수를 넣어 단조로움에서 벗어나며 제법 볼거리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꿈에 젖어 살아왔던 소녀는 잔혹한 현실 속 사투를 통해 성장한다

볼만한 액션과 드라마

프레데터 시리즈에서 최고작은 단연 1편으로,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앞세운 강렬한 액션이 흥행의 비결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보면 딱히 깊이 들어갈 내용은 없습니다만 거대하고 강한 덩치를 가진 남성이 미지의 생명체에게 쫓기면서 싸우는 장면은 신선한 충격과 공포를 전달했기에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었죠. 영화 프레이는 제법 주인공에 서사를 넣어 풍부함과 깊이를 더했습니다. 시대적 배경도 1700년대로 장소적 배경인 미국에 서양인들이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시기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설정부터가 작정하고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하튼 주인공인 나루의 이야기가 단순한 편이지만 흥미롭게 그려져 작품 감상에 몰입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인디언 부족의 여성임에도 사냥에 대한 미련이 남아 다른 이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모습은 현대인의 여성의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절대 곰이 공중부양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나루가 사냥만을 외치는 무능력한 인물도 아니고 같은 부족 사람들에게도 완전히 무시받는 인물로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사냥을 위해 연습을 많이 하기도 하고 뛰어난 머리를 굴려 새로운 사냥도구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보여줍니다만, 사냥이 아니더라도 나루는 이미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부족이 일원을 크게 인정하는 방식이 사냥 때문이었을까요. 여성이라서 인정을 받지 않았다가 아니라 단순히 사냥 기술이 부족해서 하지 못해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부분을 많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나루가 부족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한 꿈을 안고 있는 때 묻지 않은 소녀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외계인 프레데터의 만남은 마치 혹독한 성인식을 치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한 소녀가 여성이 되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결말에 이르러서는 자연스럽게 성장한 나루의 모습에서 남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타베역을 맡은 다코타 비버스의 연기가 안정적

외계인 프레데터의 모습도 제법 파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프레데터들도 거진 헐벗은 모양을 하고 있긴 한데 그래도 최소한의 갑옷에 망사(?) 스타일의 드레스를 했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이번의 프레데터는 거진 헐벗고 나옵니다. 강렬한 식스팩이 처음에는 갑옷인 줄 알았는데 근육이었다는 것에 글쓴이는 조금 놀랐습니다. 하지만 프레데터는 프레데터. 여전합니다. 초고대 문명의 기술이 들어가 있지만 원시적인 디자인의 무기는 매우 강력하고 매력적으로 묘사가 됐습니다. 프레데터의 사냥 방식 상 영화 초중반까지는 강렬한 느낌의 액션이 나오지 않지만 중반 이후로부터는 거침없는 외계인의 싸움실력을 감상을 감상할 수 있어요. 어쩌면 사냥의 아이덴티티에 부합했던 프레데터의 이미지가 조금 퇴색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호쾌한 액션들이 난무하는데 그럼에도 프레데터 특유의 액션 프레임은 잘 지켜내고 있어 본래의 맛에 가깝게 그려냈다는 점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프레데터하면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삼각형 꼭지점 레이저

그 외에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쓴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초중반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예상치 못하게 영화 후반에도 사용되어 활용되기도 하고, 프레데터 시리즈를 보셨던 분들이라면 익숙한 장면들이 적절하고 잘 들어맞게 오마주 형식처럼 연출이 되어있습니다. 과거 시리즈에 대한 존중이 보이며 1편에 가깝게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작품이기도 해요. 공포의 느낌이 많이 줄었는데 이미 많이 노출된 프레데터이기 때문에 적절하게 액션과 스릴러 방식으로 전환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피가 낭자하는 영화라서 조금 놀랍기도 했어요. 정말 과감한 연출을 한 게 아닐까 싶네요. 놓친 게 하나가 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프레테더 시리즈의 영원한 떡밥 중 하나가 풀리는데 반드시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공포적인 느낌은 많이 퇴색됐지만 프레데터의 강력함에 대해선 문제없이 연출됐다

배우 앰버 미드썬더의 매력이 돋보입니다. 이 배우를 처음 본 것이 드라마 ‘리전’에서 격투를 하는 뮤턴트로 분한 것이었습니다. 뭔가 시크하면서도 귀여운 느낌의 얼굴에 기다란 팔다리를 휘두르는 그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영화에서 많은 영화 팬분들에게 크게 어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않을까 싶어요. 타베 역을 맡은 다코타 비버스의 연기도 제법 인상적이었는데 거진 신인에 가까운 배우분이라 조금 놀랐습니다.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인디언이고 1700년대를 다루는데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실제로는 인디언 언어로 소통하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더라고요. 서양인들의 원어가 영화에서는 정말 외계어로 들린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코만치 부족에게는 그들이나 프레데터나 다름없는 이방인일 뿐이죠. 쿠키영상은 없습니다만 스텝 롤을 통해서 후속이 나올 것 같은 암시를 주고 있어 이런 부분에서의 연출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프레데터의 디자인도 1700년대 답게(?) 원시적인(?) 느낌이 들었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인이 됐다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