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영화 리뷰

넷플릭스 <데이 시프트> 리뷰: 중간에 뭔일이 있었길래 뒷심이 부족한 것인가

깡통로봇 2022. 8. 16. 12:00

감독: J.J 페리

출연: 제이미 폭스, 데이브 프랭코, 스눕 독, 나타샤 류 보르디초, 메건 굿, 칼라 소우자, 스콧 앳킨스, 스티브 하우이 외

장르: 액션, 코미디, 판타지, 스릴러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안녕하세요.

또 다른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제작되어 공개되었습니다. 팝콘 무비에 그래도 일가견이 있는 배우 제이미 폭스가 주연을 맡아 관심이 가는 가운데 하필이면 많고 많은 뱀파이어 물을 소재로 해서 관람하는데 약간 선택 장애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무더운 여름날에 호러 요소가 들어가 있는 영화들은 다시 한번 눈길을 줄 수밖에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여름과 호러는 워낙에 찰떡궁합 아니겠습니까.

또다른 뱀파이어 잡는 영화가 공개됐다

화끈한 액션, 배꼽 잡는 유머 코드

걱정했던 것보다는 양호한 부분이 두드러지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버드(제이미 폭스 분)’는 당장 돈을 벌어서 이혼한 부인과 함께 사는 딸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인물입니다. 이 인물이 가지는 품격은 다른 영화 속 뱀파이어 헌터들과 비교했을 때 꽤 저렴한 편입니다. 그런 저렴한 버드의 매력이 꽤 볼만합니다. 영화 속 인물들이 내뱉는 유머 코드가 꽤나 입담이 강하게 전달되는 가운데 그들이 보여주는 액션들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영화 초반 시퀀스에서 보여주는 그의 액션이 시원하면서 코믹하게 연출이 되어 있는데 이것이 이 영화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어요. 샷건이 불을 뿜고 뱀파이어의 몸에 구멍이 나며 투박한 격투에 의해 흡혈귀들의 몸이 이리저리 구겨지고 부러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이 남아 버드를 궁지에 몰아넣습니다. 

사냥꾼들이 돈을 버는 방식이 송곳니를 뽑는 거라는데 왜 거래가 비싸게 되는지 도통 모르겠다

버드의 액션도 볼만하지만 진짜 액션을 하는 배우인 스콧 앳킨스와 스티브 하우이가 등장해 다수의 뱀파이어들을 학살하는, 말 그대로 눈이 호강하는 장면들도 존재합니다. 최고의 맨몸 액션배우인 스콧 앳킨스의 연기자체도 화려하고 멋있는데 스티브 하우이와 함께 합을 맞춰서 보여주는 액션은 정말로 스타일리시합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이분들이 분한 ‘나자리안 형제’는 영화 중간에 한 시퀀스에서만 등장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뱀파이어와의 사투 중 버드의 파트너인 ‘세스(데이브 프랑코 분)’의 애송이스러운 행동도 적절하게 웃음을 유발하여 극의 강약 조절도 제법 액션 시퀀스에 잘 녹아내려있기도 하고요. 이런 템포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최고의 뱀파이어 영화는 아니더라도 더운 여름에 다른 분들에게도 좋게 소개할 수 있는 영화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저기 가운데 두 분의 액션이 최근 영화들 통틀어 최고의 액션을 보여준다

단순한 이야기, 중반 이후 맥 빠지는 연출

액션과 유머를 제외하면 볼만한 게 없는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이야기 자체도 딸과 떨어지지 않기 위한 가난한 뱀파이어 헌터의 돈 버는 이야기를 중점으로 묘사하기보다는 버드를 쫓는 뱀파이어와의 싸움을 그리고 있어 신선한 느낌도 영 느껴지지 않습니다. 뱀파이어 ‘오드리’의 복수가 단순 명료해서 좋긴 합니다만 특별한 무언가가 없다는 점에서 흥미도가 팍 식는다고 해야 할까요. 오드리 자체도 그렇게 매력 있는 뱀파이어로 보이진 않습니다. 뱀파이어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중개인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설정이 흥미롭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단지 자신의 딸을 죽였다는 것 하나로 오드리는 버드만을 쫓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요.

요즘은 뱀파이어들도 허리를 저렇게 접는 시대가 되었나

뱀파이어 하면 사역마나 뱀파이어와 관계가 가까운 인간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에 대한 설명은 일절 없습니다. 심지어는 뱀파이어들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설명이 전무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좀 뜬금없는 부분이 영화 중반을 넘어서면 제법 많이 보여요. 무엇보다 이 영화가 중반 이후로부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딘가 어설퍼도 볼만한 수준의 이야기가 완전히 날림이 되어버립니다. 그와 동시에 영화의 만듦새도 질이 급격히 낮아져서 영화 장면에 세트장 티가 너무 심하게 구간이 뒤로 갈수록 심해집니다. 거기다 90년도 미국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저급 CG 이펙트까지 등장해 정신이 혼미해지기까지 합니다. 거기에다가 캐릭터들도 망가지기 시작하는데 질이 낮아지는 액션까지 합쳐서 이 모든 게 하모니를 이루어 불협화음의 끝을 보여줍니다. 

이 두 콤비의 조합은 이 때가 재미있고 더 좋았다는 것이 문제

그 외에

그래도 아주 나쁜 구석만 있는 영화가 아니라서 그럭저럭 즐길만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뒤로 흘러갈수록 망가지는 영화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한가득이었네요. 그럼에도 배우 제이미 폭스는 배우 특유의 분위기로 최선의 연기를 다해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하는 매력을 뽐냅니다. 세스 역을 맡은 데이브 프랭코와 제이미 폭스를 따로 두고 봤을 때는 별로였는데 둘이 같이 나오는 장면은 의외로 시너지가 크게 터져 보는 맛이 있습니다만 이것도 중반까지의 이야기로 뒤로 가면 이 둘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매력이 완전히 사라져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영화가 딴에는 후속편을 염두해 두고 찍었다는 것을 티를 많이 내는 편인데 글쓴이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네요. 이 영화가 후속편이 계속 나오려면 보완할 점이 많아 보입니다.

어째 중간에 힘을 다써버린 것인지 뒷심이 매우 부족하여 같은 영화를 보는 것인지 의심이 갈 정도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