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에이터: 닐 게이먼, 데이비드 S. 고이어, 앨런 하인버그
출연: 톰 스터리지, 제나 콜먼, 그웬돌린 크리스티, 커비 하월 바티스트, 보이드 홀브룩, 메이슨 알렉산더, 데이비드 슐리스 외
장르: 드라마, 판타지, 호러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안녕하세요.
넷플릭스에서 드디어 미국 드라마 ‘샌드맨’이 공개됐습니다. 샌드맨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샌드맨을 생각하겠지만 여기서 나오는 샌드맨은 마블이 아니라 DC의 샌드맨입니다. 게다가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입니다. 이 드라마도 제작기간에 좀 길었던 거 같아요. 자세히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이 드라마가 제작이 되네마네 하는 소식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훌쩍 지나간 지금은 넷플릭스에 기어코 공개가 됐네요. 글쓴이도 이 기회를 통해서 DC 샌드맨에 대해서 알아가 보는 기회가 됐어 참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크 판다지의 성공적인 실사화
꿈의 군주, 악몽의 제왕의 타이틀을 가진 주인공 ‘모르페우스(톰 스터리지 분)’가 등장하고 있으므로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판타지의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마블에서 토르와 같이 신화를 기본으로 하여 만들어진 히어로가 있지만 DC에서의 모르페우스는 정말로 신과 같은 권능을 가지고 있고 그에 부합하는 의무를 행하고 있는 존재입니다. 한낱 인간보다는 더 고차원적인 존재이고 그의 테마인 꿈에 맞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시리즈는, 참으로 아방가르드한 분위기가 강하게 풍깁니다. 꿈의 군주이지만 악몽의 왕이기도 하기에 호러적인 느낌을 풍기려고 노력합니다만 호러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딕풍의 다크 판타지의 느낌이 주로 나타나는 편이에요. 모르페우스부터가 약간 잠에 취해있는 듯한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모습으로 등장해 제법 멋진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작중에 모르페우스만 등장하는 게 아니라 죽음, 절망, 욕망이 등장해 끈적끈적한 무언가를 제법 느끼게 합니다. 신을 제외하면 가장 강한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루시퍼 모닝스타(그웬 돌리 크리스티 분)’도 등장하는데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판타지의 스케일과 그 끝이 어딜지 참으로 궁금해집니다. 초월자들의 권능에 대해서는 제법 자연스럽게 그려졌다고 생각합니다. 마블에서는 직관적인 느낌으로 초월자들이 자신들의 권능을 사용했던 것에 비해 DC 샌드맨에서의 권능은 비주얼적으로 조금 심심할지언정 권능스럽게 묘사가 되었다는 점이 꽤나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초월자이면서 화려한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뭔가 현란한 것을 원하는 관객분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시리즈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조금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존재합니다만 그럼에도 샌드맨의 왕국이 시리즈로 안착하는 데에는 성공적이 아닐까 싶네요.

단순하게만 그려지지 않은 샌드맨의 여정
이야기의 흐름이 단순히 시놉시스만을 보면 모르페우스가 자신의 힘을 되찾는 여정을 그린 것 같지만 시리즈는 단순히 복수를 그려내지 않았습니다. 그게 두개의 파트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1화부터 5화까지의 1부는 모르페우스가 힘을 되찾는 여정을 그렸으며 6화부터 10화까지는 모르페우스가 자신의 부재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모르페우스가 힘을 되찾으며 복수하는 이야기가 생각보다 빨리 끝나는 느낌인데 솔직히 복수를 통한 통쾌함은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어쩌면 초월자의 입장에서 인간으로부터 자신의 힘을 되찾는다는 것이 그런 부분에서는 애초에 시시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도 시리즈 1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꽤 형이상학적으로 묘사가 되어 있기 때문에 판타지스러운 부분이 주로 이쪽에서 나오는 편입니다.

2부에서는 모르페우스의 부재 중 생겨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스케일은 1부에서보다는 비교적 작은 편입니다. 초월자들의 영역에서 벗어나 인간세상과 관련된 일에 모르페우스가 개입을 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야기의 스케일이 줄어든 느낌이 들지만 2부는 시리즈 샌드맨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요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인간과 초월자의 관계를 조명하여 초월자임에도 성장하는 모르페우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죠. 인간과 초월자 사이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1부에서와 같이 2부의 인간도 보통내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모르페우스를 끊임없이 괴롭히려는 인물들의 계획으로 애를 쉽사리 사건이 해결이 나지는 않아 시시한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2부에서의 이야기가 1부의 이야기를 완전히 잘 마무리해주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10화까지 보면 1부에서 일어난 일들의 대부분이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모르페우스의 성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훈훈하게 묘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사에 딱딱하고 매정했던 모르페우스가 인간들로부터 고통을 받고 자신의 힘을 되찾는데 많은 힘을 사용했기에 무엇이 더 그에게 필요한가 싶었는데, 그의 정신적인 성장은 시리즈 샌드맨 속에서 초월자와 인간간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기도 하는 등의 시리즈 자체 세계관 구성에 도움을 주기까지 합니다. 무엇보다 모르페우스의 성찰이 인간의 측면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고 다른 영상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지만 시리즈 샌드맨 속에서 나름대로의 성찰을 논리적으로 풀어내어 자연스럽게 묘사를 했다는 점에서 묘한 감동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모르페우스의 변화에 따른 시리즈의 분위기도 미세하게 변화하는 것도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동화스러운 느낌도 전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그 외에
DC 코믹스에 해박한 분들이라면 익숙한 캐릭터의 조상격 되는 인물도 등장합니다. 인간말종처럼 굴지만 말발로 악마를 등 처먹는 현대 콘스탄틴과 선조를 연기하는 배우 제나 콜먼 분이 아주 매력적으로 등장합니다. 글쓴이는 DC 코믹스 만화책을 제대로 본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애니메이션의 현대 콘스탄틴의 성격이 조상 조한나로부터 제대로 물려받은 것 같은 느낌에 친근감이 들기도 했네요. 조한나가 매력적으로 등장합니다만 루시퍼 역시 아주 매력적인 인물로 등장하는데 배우 그웬돌린 크리스티가 루시퍼의 이중적인 느낌을 잘 표현해서 루시퍼스러운 모습을 잘 소화했습니다. 본래 태생이 천사였던 그녀가 악마로 타락한 것처럼 외모나 언행이나 복장이 전부가 이중적입니다.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 가운데 루시퍼가 나중에 어떻게 등장할지 기대되네요.

사실 CG가 그렇게 뛰어나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만 하이 판타지를 묘사하는 만큼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은 합니다. 주인공이 꿈의 왕인 모르페우스이기도 하니 몽환적인 느낌이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가운데 너무 사실적이거나 쨍쨍한 CG를 사용하면 그것도 분위기가 잘 살아나지 않을 것 같거든요. 까마귀 ‘매튜’만해도 실제 까마귀처럼 잘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분명히 제작진들의 의도 아래에 CG를 그렇게 만들어서 사용한 것으로 보여요. 샌드맨 캐스팅에 원작과 다르게 인종이 바뀐 부분이 몇 인물이 있는데 시리즈를 관람하는 도중에 이상한 점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배우분들이 자연스럽게 각자의 배역에 맞게 연기를 훌륭하게 펼칩니다. 어차피 초월자들은 외모 같은 건 그냥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생각되지는 않네요.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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