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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영화 리뷰

넷플릭스 영화<두 인생을 살아봐>리뷰: 한 사람에 촛점을 맞춘 멀티버스 느낌의 평범한 드라마

by 깡통로봇 2022. 8. 22.

감독: 와누리 키하우

출연: 릴리 라인하트, 대니 라미레스, 데이빗 코렌스웻, 아이샤 디, 앤드리아 세비지, 루크 윌슨 외

장르: 코미디, 로맨스, 멜로, 드라마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안녕하세요

 

옛날에 이휘재 씨가 출연했던 ‘TV인생극장’이라는 프로그램 코너가 있었습니다. 특정한 상황에서 선택이 갈리어 각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두 선택을 흥미롭게 보여주며 유쾌하게 풀어낸 코너였는데 지금에서 이 영화 때문에 찾아보니까 안타깝게도 일본 프로그램을 표절한 것이었네요. 그래도 이 코너로 이휘재씨가 스타덤에 올랐을 정도이니 당시 이 코너의 위력이 얼마나 어마어마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TV인생극장과 비슷한 영화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가 됐습니다. 

임신이 안되서 편안-
임신이라니 갑자기 웬 날벼락인가!

임신이라는 요소로 이슈를 만드는 영화는 아닙니다

주인공 ‘나탈리(릴리 라인하트 분)’이 임신이라는 계기를 통해서 둘로 나눠지는 스토리라인을 그리는 영화입니다. 임신이 여성분들에게는 일생일대의 중대한 사건이고 또 세간에서도 큰 이슈로 자리 잡고 있는 지금, 이 영화가 글쓴이는 프로파간다 영화 같은 것인 줄 알았습니다.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이야기 속에서 나탈리를 둘러싼 상황들이 그런 부류의 것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런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요. 순간적인 충동으로 친한 남사친 ‘게이브(대니 라미네스 분)’과 원나잇을 한 것이 임신으로 이어지냐 마냐로 이어지는데 임신 자체가 큰 줄기 중 하나이긴 합니다만 아이를 낳네 마냐가 애초 영화의 중심 이야기가 아니라 나탈리의 삶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중점을 보여주고 있어서 임신 육아에 대한 심각한 이야기는 다루지 않습니다.

당장은 각 상황에 명과 암이 존재하지만 그것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렇다면 현대 여성, 그것도 미혼모와 그렇지 않은 여성의 삶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호기심이 들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또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글쓴이의 생각입니다. 도덕적 가치를 통한 인과응보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단지 상황의 인과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임신을 하지 않고 LA로 졸업 후 당장 이사하여 성공한 커리어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나탈리와 임신으로 부모님 집에 얹혀살며 계획하지 않은 삶의 살아야 하는 나탈리를 보여주는데 흥미롭게도 두 나탈리의 이야기의 굴곡이 많이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이 부분에서 이 영화는 임신 육아가 여성의 삶을 망가뜨리는 무언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커리어를 쌓는 나탈리도 삶의 굴곡진 인생을 살아갑니다. 물론 임신한 나탈리보다는 상황이 비교적 좋아 보이는 감이 있긴 하지만요.

당장 닥친 상황 때문에 계획했던 일들이 틀어지기 마련이지만

그렇다면 이 영화는 대체 무엇을 보여주려는 영화인가 싶은데 아마도 인간 나탈리 그 자체를 조명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인간 자체가 가지는 고유의 특성이 어떠한 상황이 닥쳐와도 그대로 살아있어 결국에는 끝이 한 곳으로 수렴하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좀 영화가 전체적으로 심심해지는 건 부인하지 못하겠습니다. 이야기가 특별한 것을 보여주지 않은데 흘러가는 모양새가 자연스럽지만 단조롭고 많이 익숙한 것이어서 조금 지루하거나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습니다. 어쩌면 왜 굳이 한 사람의 인생을 두 개의 경로로 쪼개서 번갈아가면서 보여줘야 했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접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네요. 그래도 아주 나쁜 것은 아닌 것이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서 이야기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한 인간이 가진 숙명이나 운명같은 무언가를 결국엔 따르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외에

약간 가벼운 분위기의 영화입니다. 코미디 요소가 있지만 짙게 묻어 나오는 영화가 아닙니다. 중간에 조금씩 나오는 유머가 재치가 있는 편이므로 작정하고 웃기려고 만든 게 아니에요. 배우분들의 연기도 생각했던 것보다 준수한 편이라 몰입에 도움이 되는 편이기도 하고요. 특별한 무언가를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심심풀이로 볼만한 영화이지만 팝콘 영화라고 하기에는 말초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부류도 아니기 때문에 대중적으로는 조금 애매한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예고편처럼 조금 스타일리쉬하게 연출이 되면 덜 심심하겠지만 전체적으로 꽤 평범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