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모르텐 클링베리
출연: 카티아 윈터, 프레드리크 할그렌, 울프 스텐베르그, 수산네 토르손, 라켈 바름란데스 외
장르: 코미디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안녕하세요.
이제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어울려 보이는 영화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무려 북유럽 국가들 중 하나인 스웨덴에서 만든 영화네요. 장거리 스키 경주인 ‘바살로페트’를 소재로 한 영화인데 바살로페트라는 경기가 1922년부터 시작된 종목으로 매년 스웨덴에서 개최하고 있다고 합니다. 겨울에 어울리는 영화이기도 하고 감상하기에 무난한 영화인 것 같아서 선정해봤습니다.
스포츠 영화가 아닙니다
제목이 ‘오프 트랙이고 포스터에도 스키를 타는 인물들이 그려져 있지만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가 아닙니다. 일반인들이 바살로페트라는 종목에 참여해서 인간승리의 참맛과 감동을 보여주는 영화와는 거리가 조금 멀어요. 그래도 바살로페트에 참여해서 경기를 치르는 도중에 인간적인 성장을 이룬다는 점에서는 그 줄기는 크게는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다른 점이라면 이 영화의 이야기는 남매가 자신에게 봉착된 문제들을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휴먼 드라마에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스키 훈련을 하는 장면이 들어있긴 하지만 이야기가 보여주는 드라마적인 요소에 비하면 거의 극소수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남매가 서로 감정에 복받쳐 껴안고 그런 장면도 이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네요.
그런데 드라마적인 부분이 좀 많이 뻔합니다. 주인공들의 고민을 알아챈 순간 영화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 뻔히 보이기 때문이죠. ‘리사(카티아 윈터 분)’은 이혼한 사람으로 하루하루를 엉망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딸은 전남편이 육아권을 가져갔기 때문에 자주 볼 수 없는 처지이며 틈만 나면 술만 먹으려고 하는 한심한 모습을 영화 내내 보여줍니다. 또 다른 주인공인 ‘다니엘(프레드리크 할그렌 분)’은 외적인 부분에서는 동생인 리사보다 낫지만 큰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자식을 가지는데 문제가 있었던 것이죠. 이렇게 두 사람의 문제를 파악하고 나면 각자가 어떻게 베살로페트를 통해서 극복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지게 됩니다. 그래도 만듦새 자체는 뛰어나진 않더라도 보는 데는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난한 편이에요.
조금 더 다듬었으면 나쁘진 않았을 텐데
장르가 코미디라고 하지만 빵빵 터지는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리사의 대사에서 재치 있는 말들이 어쩌다 튀어나오지만 그것이 웃음으로 연결되지는 않아요. 이는 오빠인 다니엘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가볍게 유머로 다루기에는 소재가 생각보다 무거운 것이어서일까요. 베살로페트와 인물들이 가진 문제의 연결고리가 조금 억지스럽지 않나 싶습니다. 다니엘이 베살로페트 매니아이기 때문에 정말로 어쩌다 리사가 베살로페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벼랑끝에 몰린 리사에게 베살로페트 대회는 마치 무안단물처럼 보이기도 해서 약간 공감대가 맞지 않는 구석이 있어요. 베살로페트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대회의 규모와 명성에 대해서 피부로 잘 와닿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베살로페트라는 단어가 나오면 리사의 방탕한 모습에도 주변 인물들의 그녀에 대한 시선이 단번에 달라지는 것이 그 증거가 될 수 있겠네요.
인물의 성장을 그리기에 정말 바빴던 티가 납니다. 두 주인공의 인생역전을 그리기 위해서 이것저것 장면들이 들어있는데 이게 좀 산만하게 보입니다. 거기다 충분히 이야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억지스럽게 전개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어서 갸우뚱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리사의 경우에는 경찰과 썸을 타게 되는 장면은 리사가 가진 매력 때문인지, 아니면 베살로페트의 마법 때문에 생겨난 것인지 분간이 안갑니다. 유명한 베살로페트 인플루언서 ‘나오미(투바 보르게도터 라르센 분)’과의 다니엘과의 썸도 그러합니다. 그건 그렇다 쳐도 이야기의 전개를 위한 장치라는 점이 너무나 뻔히 보였기에 이야기가 감동으로 잘 이어지지 않아요. 리사의 딸이 리사가 베살로페트를 완주하는 것을 보러 집을 나간다든가, 리사가 꼴등으로 마지막까지 완주를 한다든가 등의 장면들도 그냥 그렇게 돼야 하니까 그렇게 연출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외에
어찌 보면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영화인 것처럼 보입니다. 드라마에서는 그냥 그랬지만 코미디에서도 스포츠 면에서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그래도 이야기는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었고 전하고자 메시지는 분명하게 전한 부분들은 인정할만하다고 보네요. 이 영화가 베살로페트를 끌고와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만 굳이 베살로페트가 아니어도 만들어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베살로페트 말고 다른 것과 연결시켜서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면 더 자연스럽고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베살로페트 경기에 대해서 좀 연출이 집중됐으면 싶은데 베살로페트 대회 부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배우분들의 열연은 그래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스웨덴 언어가 익숙하지 않은데 감정 묘사 같은 것들은 전달이 잘 됐던 거 같아요.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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