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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영화 리뷰

넷플릭스 <트롤의 습격> 리뷰: 가족애를 강조한 노르웨이산 고질라

by 깡통로봇 2022. 12. 5.

 

감독: 로아 우다우그

출연: 이네 마리 발만, 킴 팔크, 매즈 소요가드 피터센, 가드 B. 이즈볼드 외

장르: 액션, 판타지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안녕하세요.

트롤이라는 단어가 커뮤니티에서는 일부러 잘 못하는 행동을 하는 플레이어를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판타지에 등장하는 존재를 의미하는 단어였습니다. 트롤이 커뮤니티에 사용되는 의미 말고도 괴물의 형태로 여러 가지 버전이 존재합니다만 그럼에도 괴물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볼 수 있겠네요. 이 괴물의 유래가 북유럽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가 노르웨이에서 제작됐다는 사실로 눈치를 챌 수 있는 부분이었네요.

아직 할부금도 한참 남은 집인데...

익숙한 거대 크리쳐물

어디선가 많이 봤던 장면들이 눈에 띕니다. 자연을 파괴하면서 자신들의 문명을 건설하려는 인간들, 그리고 거기에 화답하는 듯 깨어나는 트롤의 존재, 그것을 막기 위한 노르웨이 정부와 트롤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는 주인공 ‘노라(이네 마리 발만 분)’. 그렇습니다. 이 영화를 쉽게 묘사하자면 노르웨이산 고질라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고질라스러운 부분들을 이 영화에서 그대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개도 크게 특별한 것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수도를 향해 걸어가는 트롤에 대해 공포심을 느끼는 노르웨이 정부는 트롤을 향해 무력행사를 하게 되지만 그것이 통하지 않게 되면서 노라의 활약이 도드라지게 됩니다. 물리적인 힘이 통하지 않으니 트롤의 약점을 전승 지식이나 아버지인 ‘토비아스(가드 B. 이즈볼드 분)’가 남긴 단서들을 통해 찾아내어 사건을 해결하게 되지요. 특별한 무언가는 없었습니다. 감상하면서 다음 장면이 어떻게 흘러갈지 뻔히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믿어야 보인다는 의미를 강조하지만 결국에는 퇴색되어버려 무의미해진다

트롤의 속성도 고질라와 꽤 비슷합니다. 자연의 존재 같은 느낌인데 고질라와 트롤 둘 다 인간에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던 존재라는 점이나 그리 사악하지 않은 존재라는 점 등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네요. 그런데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고질라에 비해서 트롤은 많이 평범합니다. 글쓴이 개인적으로 트롤의 크기부터가 조금 아담한 사이즈가 아닌가 싶어요. 영화 초반 트롤의 발자국 크기가 전체 크기를 기대하게 하지만 실제로 트롤이 전체 모습을 드러낼 때는 약간 실망감이 들었네요. 돌과 흙으로 구성된 것처럼 보이는 트롤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만 생김새가 우리가 어디선가 봤던 괴물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인간형의 두발로 걸어 다니는 거인 타입인데 꼬리가 달려 있고… 그런데 그것이 전부입니다. 트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힘 같은 것은 없는데 영화 내내 트롤이 보여주는 것은 특유의 목적성을 띄고 있다는 것과 내구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 정도네요.

인간의 무차별적 개발로 트롤이 자연을 대변해 깨어난다는 설정을 끝까지 가져갔으면 더 그럴싸했을지도

조금은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

미국에서 깽판을 치는 고질라와는 달리 트롤이 보여주는 스케일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미국식 블록버스터의 방식을 따라가고 있습니다만 그 규모가 크지 않아서 조금 심심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나 노르웨이 군을 이끄는 ‘크리스토퍼(매즈 소요가드 피터센 분)’의 계급이 대령도 아니고 대위라는 점에서 약간의 의구심과 함께 이 영화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 크리쳐가 등장하는 영화라면 의례 나올 수밖에 없는 전투력 측정 장면이 등장합니다만 특별한 것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노르웨이 군의 화력이 트롤의 피부에 흠도 내지 못해 평범한 방식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을 잘 어필하지만 트롤의 힘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트롤이 보여주는 전투의 방식이 매우 평범하다고 할까요. 그냥 육탄전만을 보여줄 뿐입니다. 특별한 힘이 없더라도 조금 역동적인 액션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트롤이 모습을 전부 드러내기까지 뜸을 들이는 편이지만 한번 등장 이후에는 시원시원하게 보여준다

트롤이 노르웨이의 수도를 향해 이동하는 것에 대한 이유도 이와 관련해서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총과 폭탄에도 끄떡없는 이 괴물이 어찌하며 수도 지하에 인간에 의해서 과거에는 학살을 당했으냐에 의구심이 들게 됩니다. 트롤이 수도로 돌아가고자 하는 개연성이 충족되지만 조금 황당하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 같아요. 할리우드의 방식에서 변주를 주고자 하는 것이 오히려 악재가 되는 모양새입니다. 갑작스러운 설정에 이를 제대로 풀어내고 있다는 느낌도 들지 않은데, 트롤이 보여주는 행동의 이유가 인간에 있다는 점을 끝까지 호소하려고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지 못합니다. 마지막 액션 시퀀스도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밋밋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노라와 트롤의 추격 장면이 시원시원한 느낌을 전달합니다만 최종전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감상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총과 탄이 통하지 않는다고 전혀 쓰지 않으니 그나마 존재했던 스펙터클한 느낌이 많이 사라집니다.

딸아, 뒤에 트롤이 우릴 보고 있단다. 모르는 척하면 그대로 넘어갈지도 몰라

그 외에

신화의 존재인만큼 전승 지식에서 트롤의 약점을 찾습니다만 흥미진진하게 흘러가진 않습니다. 헬기에다가 종을 매달고 트롤의 머리 주위를 빙빙 날아다니는 모습이 조금 웃기긴 했네요. 직사광선으로 트롤을 물리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는데 결국 트롤을 마지막으로 해치우는 건 태양빛이라는 것에서 약간 헷갈리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트롤이라는 신화적 존재를 통해 믿음이 있어야 보인다는 뭔가 있어 보이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인 토비아스가 과거에 노르웨이 왕실을 통해서 트롤의 존재를 확실히 알고 있다는 점에서 앞뒤가 어긋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약간 약점을 보이지 않나 싶네요. 신화에서 보여주는 트롤의 기록이 어찌하여 왜곡이 일어났나, 인간의 자연 파괴 행위가 트롤을 정말로 깨어나게 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영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희석화되는 아쉬움도 느끼게 합니다. 

궁금증을 풀어내기 위한 장치들이 궁금증을 오히려 자아낸다

그래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뚝심 있게 풀어나가는 편이었네요. 노라와 토비아스와의 관계, 트롤이 수도를 향해 이동하는 이동 등을 통해서 가족이 가지고 있는 힘과 애정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또한 깊은 맛을 우려내지 못해요. 노라와 토비아스의 관계는 대화 몇 번으로 금방 회복되는 편이고 트롤은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하며 사라집니다. 마치 이야기를 하다만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트롤이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인간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아 꼭 나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러한 부분도 나중에는 무시하고 블록버스터 형태를 그대로 따라가서 무의미하게 표현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배우 분들이 매우 열연을 하시는데 영화가 대략적으로 평범하지만 끝까지 감상하게 하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CG가 꽤 뛰어난 편이라고 보는데 트롤의 모습이 그래픽으로 인한 위화감 없이 잘 표현되긴 했네요.

아쉬운 부분이 여기저기 보이지만 그래도 오락 영화로서는 기본적인 구실은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