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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영화 리뷰

넷플릭스 <서울대작전> 리뷰: 응답하라 1988! 그러나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by 깡통로봇 2022. 8. 29.

감독: 문현성

출연: 유아인, 고경표, 이규형, 박주현, 옹성우, 문소리, 김성균, 오정세, 정웅인, 송민호 외

장르: 액션, 어드벤처, 코미디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안녕하세요.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영화 신작이 공개되었습니다. 배우 캐스팅을 보면 배우 유아인을 필두로 쟁쟁한 배우분들이 대거 출연하는 것으로 많은 영화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영화가 됐습니다만 배경이 조금 특이합니다. 서울은 서울인데 시간적 배경이 1988년으로 하여 한눈에 딱 봐도 복고풍 냄새가 진하게 풍깁니다. 1988년 하면 당장 연상되는 것이 서울 올림픽인데 과연 이것이 어떻게 영화에 스며들었는지 궁금했네요.

1988년의 서울을 무대로 한 영화라 관심이 갈만한 부분이 존재하긴 하다만

전체적인 완성도에서 매우 아쉬운 영화

역시나 1988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한만큼 서울 올림픽이 등장하긴 합니다. 그리고 당시에 유명했던 문화 밈들도 등장하고 있어요. 거기다가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발생한 어두운 대한민국의 이면도 묘사가 되어있습니다. 무엇보다 과거 레트로 감성이 충만한 가운데 펑키한 느낌이 가득해서 이 영화의 정체성이 무언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합니다. 당시 1988년의 대한민국 서울의 요소들을 충분히 묘사하며 관객들의 추억을 유쾌하게 자극하기만 하면 이 영화는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지만 정작 감상을 해보면 그렇지 못합니다. 신나야 할 것 같지만 지루하며 힙해야 할 것 같지만 힙과는 다른 질 나쁜 무언가만 느껴집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문현성 감독의 역량이 시대물 요소를 끼어서 코믹 액션 모험 영화를 만들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말이죠.

힙한 주인공들의 모습이 단번에 눈에 들어오지만 개성을 전부 다 잘 살린 것은 아니다

영화 속 존재하는 시대적 요소들이 이야기와 제대로 융합이 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당시 시대적 배경과 관련해서 주인공들이 겪어가는 이야기가 다채롭거나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끊임없이 향수를 자극했어야 하는데 실제 우리가 보는 장면들은 그냥 스쳐가는 것에 불과하는 것처럼 보여요. 간간이 나오는 시대적 밈들이 반갑긴 합니다만 그것을 제대로 살려주는 요소가 거진 없다고 보면 됩니다. 요즘에 들어서 레트로 감성이 대세를 타고 있긴 합니다만 1988년 당시의 문화적 밈을 말해보라고 하면 제대로 대는 관객분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아는 사람만 웃을 수 있는 영화냐 싶으면 그것도 아닙니다. 88년도를 배경으로 하지만 88년도 당시 잘 나가던 유머도 아니고 88년 전에서나 쓰일 법한 유치한 유머들이 나와 오히려 김을 빠지게 하는 기분은 왜 드는 것일까요?

전장군의 억양이 좀 더 비슷했더라면 싶은데 느낌이 전혀 살지 않았다

시대물이긴 한데 대체 역사물이라고 봐야 할까요. 특정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 등장하는 데 주인공들의 목표는 그 인물이 비자금을 빼돌리지 못하게 하는데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영화를 2017년작 ‘베이비 드라이버’에 비유하시는데 글쓴이는 오히려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탈것으로 도로를 휘젓고 팀으로 악당들과 얽히고설키는 상황이 그렇거든요. 그럼 빠른 쾌감과 사이다 이야기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합니다. 차량 액션에는 CG가 많이 쓰였는데 너무 CG티가 나는 편이고 무엇보다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 연출은 이 영화가 가장 심각한 단점이 아닐까 싶네요. 88년도 차량이 얼마나 빠르겠어라고 생각할 법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박진감 넘치게라도 연출이 이뤄져야 했는데 그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합니다. 중간중간에 묘기를 부리는 장면이 있지만 멋이 없어요.

액션성으로도, 코미디로도, 스릴적인 측면에서도 시원하게 잡아내는 맛이 없어 개운하지 못하다

인물 간의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장면부터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아무리 막 나가는 주인공 일행이라고 해도 검사와 같은 권력자들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차이가 있는데 긴장감을 형성한다고 치고 어설프게 두 세력의 역학적 관계를 동등하게 만들려는 장면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너무 허술하게 연출되어서 긴장감은 하나도 들지 않고 바보 같은 악당들의 모습에 한숨이 들기까지 합니다. 그만큼 문제가 해결됐을 때 관객들이 느껴야 할 카타르시스는 1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네요. 거기다 마지막 결말로 치닫는 과정이 너무 치밀하지도 않았고요. 극적인 장면이 있긴 한데 작위적인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감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극적인 장면에서 그 대사가 영화 중간 인물들의 갈등으로 인한 심각한 상황에 나왔던 걸 다시 이용했는데 최악의 대사가 아닐까 싶어요. 나중에 또 써먹을 거라는 게 뻔히 보이기도 했고 뜬금없었습니다. 그 대사가 나온 장면 전부 다요.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 외에

전체적으로 완성도에서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는 영화입니다만 그래도 좋은 구석은 있습니다. 글쓴이 개인적으로 배우 문소리와 배우 김성균의 연기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두 분의 연기는 존재하지 않는 긴장감을 그나마 채워 넣는데 부단히 노력합니다. 전에는 맡지 않았던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어서 새로운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결국엔 주인공들에게 굴복해야 하는 역할을 받은 만큼 뒤로 갈수록 초중반에 보여준 분위기와 사뭇 다른 허접함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머지 배우분들도 자신의 역할에 맞춰 열연을 하십니다만 자신의 캐릭터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못해 결국은 캐릭터와 함께 침식하는 배우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정웅인 분은 거진 카메오 수준의 비중이에요. 굳이 정웅인 씨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 배역을 연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020년작 '반도'도 그렇고 차량 액션에서 과하게 CG가 쓰이는 감이 없잖아 있어 실제로 전달되는 퀄리티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