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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영화 리뷰

넷플릭스 시리즈<에코> 리뷰: 쌍둥이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마을 사람들

by 깡통로봇 2022. 9. 9.

크리에이터: 바네사 게이지

출연: 미셸 모나한, 맷 보머, 다니엘 순자타, 카렌 로빈슨, 조나단 터커, 알리 스트로커, 빅토리아 애보트, 로사니 자야스, 마이클 오닐 외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안녕하세요.

쌍둥이를 소재로 한 시리즈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가 되었습니다. 정확이 말하자면 일란성쌍둥이를 말하는데 일란성쌍둥이는 어렸을 적에 봤을 때 굉장히 신기한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지금에서도 일란성쌍둥이를 보면 같은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완전히 붕어빵인 두 사람을 어떤 식으로 구분을 하는 것인지, 정말로 둘의 취미나 특기가 똑같은 건지, 더 나아가 한 형제자매가 아프면 다른 형제자매도 아픈 것인지 궁금한 점이 많았었죠. 지금에서는 그래도 아무리 일란성쌍둥이라도 신경을 써서 관찰하면 차이점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시리즈 ‘에코’는 일란성쌍둥이 자매와 가족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쌍둥이끼리 옷까지 다 벗고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심상치 않은 기운을 전달한다

항상 함께였던 쌍둥이 자매의 속사정

시리즈가 기본적으로 미스테리 추적 스릴러의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일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진 ‘지나(미셸 모나한 분)’를 ‘레니(미셸 모나한 분)’이 찾으러 다니는데 그동안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지나가 레니 몰래 수작을 부리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며 두 자매 사이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됩니다. 지나가 숨겼던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서 레니가 지나 행세를 하게 되면서 극이 흥미롭게 전개가 됩니다. 혼자 1일 2역을 하게 되는 레니를 중심으로 처음 몇 에피소드가 진행이 되는데 굉장히 빡빡하고 쉴 틈 없이 상황이 흘러가게 됩니다. 레니가 자신으로서도 행방불명됐다가 다시 돌아오게 된 지나로서도 행동을 하게 되기 때문이죠. 뭔가 복잡하게 드라마가 여기저기 꼬여있을 것 같지만 주변 인물 관계에 대해서만큼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짜여있어서 이야기 이해에 문제가 될 법한 부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함께일 줄 알았던 자매가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

이야기가 레니와 지나의 관계를 다루는만큼 둘의 관계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처음에 등장하는 지나부터가 레니인척 하는 지나이기 때문입니다. 쌍둥이들이 생일 날만되면 서로의 신분을 바꿔 두 개의 삶을 즐기고 있었다는 타인들에게는 충격적인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데 이 요소가 약간은 관객에게도 미치는 요소가 아닐까 싶네요. 중반까지 지나와 레니의 관계가 명확하지만 그 뒤로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조금씩 모호해지는 부분이 생기면서 헷갈릴 수 있는 여지가 있어요. 지나와 레니의 속사정이 드러나게 되면서 과거의 지나와 레니의 모습들도 등장하게 되는데 이들의 행동을 통해서 누가 지나이고 누가 레니인지를 잘 가늠하고 봐야지 그렇지 않으면 흐름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죠. 이것이 연출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글쓴이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결말까지 보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거든요.

영문을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져 미스테리한 느낌을 어느정도 끌어올린다

자매가 미치는 큰 영향력에 비해 소소한 진실

지나를 추적하는 레니와 행방불명에서 돌아온 지나가 드디어 마주치게 될때까지의 전개가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들로 가득 차 있지만 그 뒤에의 전개는 조금 김이 빠지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지나의 입장에서 어떻게 레니에게 적개심을 가지게 되었고 왜 행방불명이 되었는지를 전부 보여줌으로써 시리즈가 가진 미스터리한 요소들을 싹 다 정리해버리기 때문이죠. 어지러운 상황을 한번 정리하는데 큰 도움은 되지만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강점 중 하나가 그대로 증발해 버린다는 점에서 큰 손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으면 그런대로 좋은 게 아니냐 싶기도 한데 자매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이 이쯤 되면 전부 예측이 가능한 수준의 것들이기 때문에 괜찮다고도 할 수 없겠네요. 분명한 것은 두 자매가 가진 비밀이라는 것이 두 자매와 가족에 오해 속에서부터 시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사단이 일어난 것에는 길고 긴 자매들 사이의 사연이 존재했던 것

그래서 후반 에피소드쯤 이야기가 전개가 되면 약간은 김이 빠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쌍둥이 자매가 저지른 일들은 정말로 큰 문제는 맞습니다. 다만 그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원인이 그들이 저지르는 문제보다는 굉장히 사적인 측면의 것이라 임팩트가 좀 약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겁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 쌍둥이 자매 사이의 감정이 전부 해소가 되지 않고 끝나버립니다. 그토록 중요하게 다루는 교회 화재 사건과 지나의 남자친구 ‘딜런 제임스(조나단 터커 분)’의 살인사건도 제대로 마무리가 되지 않습니다. 교회 화재 사건 같은 경우 진범이 누구인지 드라마가 묘사를 해주지만 이야기 내에서의 깔끔한 마무리가 이뤄지지 못해요. 딜런 제임스 살인사건의 경우 정말 허술하게 자매가 경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종결이 됩니다만, 과감하게 마지막에는 시즌2를 암시하는 장면이 들어가 쌍둥이 자매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죠.

그렇게 쌍둥이 자매들 간의 위험한 게임이 시작된다

그 외에

배우 미셸 모나한이 1인 2역을 하는데 쌍둥이의 미묘한 차이를 뛰어난 연기력으로 표현합니다만 쌍둥이의 외형적인 요소로 차이를 구별하는게 더 큰 드라마입니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점찍고 등장한 그분이 생각나기도 하는 드라마인데 원칙적으로 이야기 내에서 쌍둥이를 제대로 판별하는 인물이 몇 없습니다. 이야기가 현재의 시점을 주로 과거의 시점이 간혹 등장하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두 이야기가 제대로 이어지면서 시너지를 뿜어내기도 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일종의 평행이론 식으로 자매가 가지고 있는 불안정한 요소가 해소가 되지 않아 같은 잘못이 되풀이된다는 점을 잘 보여주며, 앞으로도 둘 사이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같은 사건이 또 일어나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암시하기도 하고요.

뭔가 거대한 사건이 얽혀있는 것인줄 알았지만 정작 진실은 관객의 입장에서는 약간 심심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보안관 ‘루이즈 플로스(카렌 로빈슨 분)’가 쌍둥이를 둘러싼 사건들을 수사하는 입장에 있고 실제로 쌍둥이들을 잘 압박하고 있지만 추리물로서는 작용하기보다는 쌍둥이들이 보안관의 수사망에서 어떻게 빠져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스릴러물로서 작용하는데 사용됩니다. 중간까지 잘하다가 중요한 부분에서 실수를 하게 되는 바람에 시즌2로 이어지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지만 만약 시즌2가 등장하게 된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쌍둥이 자매를 압박하며 큰 장애물로 작용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네요. 최초의 원인인 자매와 가족 사이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보자면 일종의 오해로 인해 자매가 삐뚤어지게 되는데 되돌이켜보니 가족의 문제도 제대로 봉합이 되지 않았네요. 시즌 2에 대한 확신이 제작진에게 있었나 봅니다. 

그래도 쌍둥이의 바꿔치기는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드라마로 정신차리고 보지 않으면 헷갈리는 구석이 있다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