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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영화 리뷰

<뒤틀린 집> 리뷰: 도대체 이 영화를 만드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by 깡통로봇 2022. 9. 13.

감독: 김동헌

출연: 서영희, 김보민, 김민재, 조수향, 강길우, 오자훈,  외

장르: 공포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웨이브

 

안녕하세요.

이제 여름도 다 끝났지만 아직 가을의 강한 햇빛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이 아직도 서늘함에 대한 갈증을 부추기고 있지요. 7월에 개봉한 한국 영화 하나가 넷플릭스와 웨이브에 업로드가 됐습니다. 잘 모르던 영화인데 일단 공포영화라는 점이 오후의 온도를 감안해서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캐스팅된 배우분들이 연기력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분들이시라 선정에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한 때는 단란했던 가족. 하지만 그 안에 쌓여가는 서로에 대한 적개심

많은 아쉬움이 남는 영화

음산한 분위기를 묘사하는 데는 일단 평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이외에는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이 느껴지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터넷에 영화 ‘뒤틀린 집’을 검색하면 2021년도에 개봉된 것으로 되어있는데 리뷰를 작성하면서 포스터를 찾아보니 올해 극장 개봉이었던 것을 막 알게 됐습니다. OTT 플랫폼에 영화가 업로드는 되는 시점이 45일 정도가 지나면 성립됩니다만 그건 제작사가 자신의 OTT 플랫폼에 올릴 때의 이야기고 다른 제작사의 영화를 업로드를 하는 것은 계약에 따라 다르게 시기가 정해지죠. 보니까 2달이 채 되기도 전에 OTT 업체들과 계약이 되어 업로드가 된 것이 그럴만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그럭저럭 자아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한 가정의 불행을 그린 영화인데 그 불행의 씨앗이 가세가 기울고 있다든지, 아니면 과거의 아픔이 제대로 치유되지 않아 그 흔적으로 인한 결과물이라든지 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가정이 무너져가는 것을 표현했다는 점은 괜찮게 생각합니다. 거기에다가 귀신적인 요소가 등장해 오싹한 분위기를 자아내려고 부단히 노력하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그 노력이 제대로 된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시종일관 영화를 지배하는 음산한 아우라는 금세 지겨워지고 순간순간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요소들은 우리를 짜증 나게 하며 공포 영화 클리셰들은 감상하는 이의 감정을 마비시켜버립니다. 전체적으로 많이 아쉬운 영화입니다.

너무 뻔한 클리셰로 관객의 호기심이 영화에 머물지 못한다

호러적 요소들이 연출될 때의 만듦새의 질이 썩 좋지 않다는 점도 안타깝습니다. 배우분들이 열심히 연기를 해주십니다만 연기 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배우들의 연기가 좀 안쓰럽게 느껴지기까지 하네요. 연기를 못한다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배우 서영희는 특정 시점 전까지 시도 때도 없이 힘 빠진 억양으로 대사를 읊는데, 무너져가는 가정과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었겠지만, 때로는 적절치 않은 장면에서도 같은 연기를 해서 안 어울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귀신과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서로 같이 맥 빠지는 톤으로 대화를 하는 부분은 정말 이렇게까지 연기를 하도록 지시를 했어야 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네요. 어떻게 보면 코믹스럽기까지 합니다.

한 가정이 내면으로 지친 틈새로 인해서 무너지는 장면과 과정은 잘 표현했다고는 본다

죽은 혼령들이 등장하는 방식도 굉장히 올드한데 귀신답게 연기를 시켰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죽은 혼령들이 귀신같지 않고 아직까지 살아있는 인물처럼 나오는데 섬뜩함이 1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섬뜩함이라고 하니 이 영화에서 제대로 된 섬뜩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오직 점프 스케어 요소로만 호러 요소로 작용하는 영화입니다. 뒤틀린 집이라는 제목이 무색할 만큼 집과 가족이 미처 가는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굉장히 미미한 수준으로 묘사되고 있기도 하고요. 이야기 측면에서도 매우 단순하며 무서운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영화는 참 오랜만이 아닐까 싶네요. 

여...여보, 오늘 나 내일 바쁜 일이 있어서 빨리 자야 하는데 말이지...

그 외에

마음이 아프지만 가급적이면 감상을 권하고 싶지 않은 영화입니다. 글쓴이는 배우 서영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감상을 했습니다만 적지 않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면 화를 내실 것 같네요. 모든 면에서 문제가 보이는 영화라 모든 것이 이야기하기에는 많이 난감한 정도입니다. 가장 미스터리한 것은 배우 박혁권의 캐스팅인데 무당처럼 등장하여 도움을 줄 것 같은 인물이지만 그렇지 않더군요. 화면에 노출된 시간이 2분도 안됩니다. 마지막에 도움을 줄 것 같은 인물들도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등장하는 게 뭔가 급선회해서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틀어진 느낌이 보이는데 각색의 단계에서부터 잘못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쟁쟁한 배우분들을 데리고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솔직히 보면서도 믿기질 않는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