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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영화 리뷰

넷플릭스 <루> 리뷰: 부족한 연출은 배우들로, 부족한 디테일은 반전의 요소들로

by 깡통로봇 2022. 9. 28.

감독: 안나 포에스터

출연: 엘리슨 제니, 저니 스몰렛 벨, 로간 마샬그린, 그레이스턴 홀트, 맷 크레이븐, 토비 레빈스 외

장르: 액션, 범죄, 스릴러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안녕하세요.

넷플릭스에서 또 다른 액션 영화가 공개됐습니다. 가족이란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부터 탄생되는 개념이지만 항상 그렇지 않습니다. 어쩌다 생긴 아이 때문에 결혼을 했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재산이나 권력 때문에 결혼을 하게 되어 가족을 이루기도 하지요. 후자의 경우 좋지 않게 보이겠지만 그래도 결혼 후 서로를 알아가서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가정으로 발전하는 때도 있기 때문에 가족으로 인한 행복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포스터가 가족이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동 떨어져 보인다고요? 글쓴이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등만 봐도 엄청난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주인공 루

그럴싸한 분위기에 처절한 주인공의 액션

영화의 첫인상은 꽤 괜찮은 편입니다. 무게를 잡고 있어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뽐내는 주인공 ‘루(엘리슨 제니 분)’의 모습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뒤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를 한껏 올립니다. 게다가 뛰어난 사냥 실력에 어딘가 구린 과거를 겸비한 겉으로 보기에는 괴팍한 노파에 불과한 루의 모습이 어딘가 익숙해 보이기도 하네요. ‘한나(저니 스몰렛 벨 분)’의 딸이 납치가 되면서 우리가 예상했던 그런 이야기로 전개가 됩니다.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씨, 아이를 납치한 괴한들, 추적을 가로막는 장애물들, 그리고 그것들을 헤쳐나가야 하는 두 여인. 좀 식상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영화 재료들이라고 할 수 있을 요소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네요. 첫 액션이 조금은 투박하지만 시원시원하게 이뤄지기도 해서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루가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라서 몸놀림이 좀 그렇지만 치고받고 모습을 보여줘 이것이 액션이다 싶기도 했고요.

납치된 한나의 딸을 구하기 위해 왕년의 요원이 나선다

그러나 추적 액션 치고는 뭔가 기대치에서 조금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영화 ‘아저씨’와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이 영화는 아저씨가 관객에게 전달하는 카타르시스만큼의 만족감을 전해주지 못합니다. 추적하는 장면은 꽤 루와 한나가 몸을 구르며 고생하는 맛을 보여주지만 치고받고 하는 액션의 부분에서는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나는 편이에요. 첫 액션의 인상이 괜찮았지만 글쓴이가 생각했던 것만큼의 액션의 양과 질이 액션 팬들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전직 요원이었던 루의 모습에서 택틱컬한 느낌의 움직임이 다른 영화의 주인공들의 것들보다 좀 약하기도 하고, 그녀가 보여주는 작전들도 잘 들어맞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아 마음 한편에는 정말 이 분이 전직 요원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합니다. 물론 등장하는 적들이 배고프면 총알도 씹어먹을 정도의 젊은 근육질 남성이긴 합니다만.

10년만 젊었어도 발차기 안쓰고 이겼을 상대였을텐데

부족한 디테일 하지만 괜찮은 부분도 있어

영화를 보면서 꼭 이렇게 인물들이 행동했어야 하는 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필립(로간 마샬그린 분)’이 한나의 딸을 납치하는 건 그렇다 쳐도 납치 후의 그의 작전이 그리 치밀하게 보이지 않아요. 동료를 놔두고 혼자서 한나의 딸을 데리고 도망치는 게 이야기적으로 그렇게 했어야 했는 게 아니라 루의 전투력을 보여주기 위한 단순한 스테이지에 불과해 보입니다. 필립이 한나의 딸을 데리고 거치는 경로도 전술적인 동기로 인해서 정해지지 않았다는 느낌도 강하게 들어서 그냥 주인공들을 애먹이기 위한 것인가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추적 중간중간에 루와 한나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필립의 함정보다 자연의 힘이 더 크게 보이기도 하고요. 추적 기술을 루가 어느 정도는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결과물이 신통치 않아 보이는 것도 한몫을 한다고 봅니다. 그저 주인공들을 역경에 처넣기만 하는 모양새로 오히려 작위적인 느낌이 심하게 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딸을 되찾기 위한 험난한 여정은 볼만하다고 본다

이야기 중간중간 국제관계에 대해서 영화 속 미디어나 플래시백 회상을 통해서 그려지는데, 이야기가 후반에 들어서야 왜 이런 이야기가 등장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므로 그 전까지는 조금 뜬금없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네요. 이것이 또 뻔한 루의 과거와 관련된 요소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는 루의 과거 자체와 연결하면 놀라운 이야기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 영화의 핵심 이야기를 다루기 위한 발판으로서 미국과 다른 나라의 관계를 스쳐가는 느낌으로 사용한 것이 조금 아깝긴 하지만, 그 관계로 인해서 이야기의 상황이 새롭게 재정립이 되면서 그동안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은 부분들이 다소 해소가 되는 놀라움을 보여줍니다. 물론 필립이 꼭 딸을 납치했어야 했는가 등에 대한 부분은 의문문으로 남습니다. 결국엔 영화 속에 부족한 디테일을 한순간의 충격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돌렸다고 봐야 되겠죠. 

루의 과거와 미국의 세계관계가 깊이는 없지만 새로운 상황으로 이어지게 하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그 외에

주인공 둘이 끝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책임지는 영화입니다. 보안관 ‘랭킨(맷 크레이븐 분)’은 뭔가 그래도 한 건을 할 줄 알았는데 그저 스쳐지나가는 조연에 불과하더군요. 마지막으로 갈수록 더 처절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등장인물들이 전부 상처를 입는 등의 장면들이 등장하나 오히려 우리가 보는 것은 지지부진하고 아쉬운 액션과 굉장히 작위적인 가족 간의 갈등 봉합뿐입니다. 그래도 한나의 역할은 꽤 긍정적이라고 생각되는데 한나의 모습이 바로 루가 취했어야 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루의 정신적 성장에 영향을 지대하게 미치고 있거든요. 좀 아쉬운 영화이긴 한데 배우들의 연기는 꽤 볼만하다고 봅니다. 배우분들부터가 다 연기 경력이 어마어마한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연출에 깊이가 그다지 깊지 않아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부분들은 배우분들의 연기로 메꾸는 것을 볼 수 있거든요. 좀 더 치밀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졌다면 굉장히 좋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래도 킬링타임으로는 아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식과 부모의 관계란 무엇일까에 대한 주제를 스릴러 액션 영화에 잘 버무리긴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영화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