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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영화 리뷰

넷플릭스 <그 남자, 좋은 간호사> 리뷰: 두 배우의 연기력이 영화의 부족한 빈공간을 채워넣는다

by 깡통로봇 2022. 10. 28.

감독: 토비아스 린드홀름

출연: 에디 레드메인, 제시카 차스테인, 은남디 아소무카, 노아 에머리히, 킴 디킨스, 맬릭 요바, 앨릭스 웨스트 레플러 외

장르: 범죄, 스릴러, 드라마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안녕하세요.

연기력을 논하면 꼭 빠지지 않는 두 배우가 한 작품에 모였습니다. 배우 에디 레드메인과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의 캐스팅으로 많은 영화팬분들의 관심을 한 몸에 모은 ‘그 남자, 좋은 간호사’가 어제부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가 되었네요. 이 영화는 영화관 동시 상영도 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관에서도 감상하실 수 있지만 생각보다 상영하는 영화관이 많이 적은가 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일까요.

실력좋고 재치가 넘쳐 환자들과의 관계도 좋은 에이미지만

선과 악의 공존이 볼만한 영화

선과 악이 이렇게 모호하게 표현된 영화는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간호사인 ‘에이미(제시카 차스테인 분)’는 심장 쪽에 문제를 앓고 있어 자칫하면 뇌경색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상태를 안고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보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현 직장에서 충분한 기간을 일해야 하는 것으로, 남은 기간이 4개월이나 되지요. 그러는 와중에 새로 에이미의 동료 간호사로 오게 된 ‘찰스 컬린(에디 레드메인 분)’는 그야말로 하늘의 금 동아줄 같은 존재처럼 묘사됩니다. 비록 불법이지만 병원의 약품을 몰래 빼내어 에이미에게 복용시키거나, 그녀가 발작을 일으킬 것 같으면 귀신같이 나타나 그녀를 보살펴주는 그야말로 키다리 아저씨 같은 포지션을 점하고 있지요. 하지만 문제는 찰스가 오면서부터 병원에서 의문사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싱글맘에 몸을 성치 않고 내야하는 돈은 산더미인 처지에 놓여 있다

찰스 컬린이 과연 병원 속 환자들의 의문사와 관련이 있느냐를 따지는 것이 이야기의 주요 요소들 중 하나입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모호하게, 혹은 헷갈리게 묘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그가 사람들을 죽였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하네요. 에이미와 함께 있을 때의 찰스는 그 누구보다도 착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4개월이나 남은 긴 세월 동안 몸을 관리면서 일을 해야 하는 에이미를 말 그대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찰스는 일등 남편감의 수준의 완벽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그의 수상한 뒷배경들이 그가 정말 살인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하는 의심을 가지게 하지요. 이렇게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영화가 연출이 되다 보니 영화가 실제로 인물의 얼굴 표정에 클로즈 업되거나 심리묘사에 중점을 둬 연출된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마침 새로 온 간호사 찰스 컬린의 도움이 천운처럼 작용하는데

때문에 관객의 입장에서 찰스의 양면성을 탐구하는 부분과 진실에 다가가면서 자신의 문제들을 동시에 보살피는데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에이미의 활약을 보는 부분에서 좋은 인상을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자체에서 다루는 수사 이야기는 인물 묘사 초점에 맞춰있는 영화 특성상 섬세함과 치밀함은 많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네요. 형사들의 수사가 재미가 없거나 그들이 그냥 의례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들이 마주하는 수사 속 난항들이 정말로 이게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관객으로 하여금 머리를 굴리게 하며, 수사가 결국은 범인을 잡는데 큰 공헌을 하게 되고 이야기 전개에 중요하게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죠. 그래도 형사들의 수사 부분이 스릴러로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보입니다. 

최소한 수사할 거리를 줘야 형사들의 수사 부분에서도 스릴러적 쾌감이 존재했을터인데

오히려 에이미의 입장에서 찰스 컬린의 진실에 다가갈 때의 순간이 더 스릴러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분명 자신과 있었을 때는 수호천사급으로 선함을 보였던 그였기에 자신의 삶 깊숙이 들여왔지만 그것이 되려 자신의 가족을 위험에 처할 수 있게 하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부분에서 이야기가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부분에서 두 배우의 연기력에 크게 의지하여 영화의 서스펜스를 한껏 올려봅니다만 정말 찰스 컬린이 나쁜 사람일까에 대한 정도에서만 머물 뿐 손에 땀을 쥐거나 엄청 몰입해서 볼만하다고 볼 수는 없겠네요. 기묘한 스릴러적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찰스 컬린의 분간이 어려운 속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또한 배우의 연기력에 크게 의지한다는 점에서도 같은 궤를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찰스 컬린 내면에 존재한느 선과 악의 양면성에 대해서만큼은 영화가 신경을 쓴티가 난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최고지만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가 멜랑콜릭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가 간접적으로나마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서 어필을 많이 한다는 점이에요. 에이미가 실력 있는 좋은 간호사이지만 그녀의 상황은 굉장히 좋지 않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두 아이를 기르고 있는 싱글맘에 적지 않은 시간을 직장에 보내야 해서 멀어지는 자식과의 관계, 그리고 의료보험의 문제 등이 잘 녹아있어요. 에이미가 중간중간 몸의 이상을 느낄 때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안타깝고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어 집니다. 그러나 에이미의 어려운 상황이 단지 찰스의 선함을 보여주는데 그친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의료보험이나 그녀가 찰스의 도움으로 몰래 복용하는 약의 문제, 그리고 찰스에 대한 진실을 폭로할 때 자신과 관련된 고민들은 어느 순간부터 증발이 되어버리네요.

에이미가 찰스 컬린의 진실에 다가가는 쪽에서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지만 크게 다가온다고 할 수는 없다

위에 살짝 언급한 대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섬세한 연기를 펼치는 두 배우의 모습을 보는 맛이 있는 영화입니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지만 그 누구보다 밝고 당차게 살아가는 에이미를 연기하는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과 선과 악의 공존을 한 곳에 모아 기묘함을 뿜어내는 배우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는 정말 최고라고밖에 할 수 없겠네요. 특히나 영화 후반부부터 폭발하게 되는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는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수사 장면이 치밀하지 않아 많이 맥이 빠지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많이 부족한 공간이 느껴짐에도 두 배우의 연기를 통해서 그런 단점이 많이 상쇄되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배우분들의 연기력을 제외하면 후반의 이야기 전개는 그다지 매력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그가 표면상으로 보여주는 선함은 정말 그가 악한 인간인지 끊임없이 의심케 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그 외에

그래도 영화가 자신의 의도대로 잘 풀어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선과 악의 공존이 제일 어려운 부분인데 그것을 인물들을 통해 잘 표현해냈다고 봅니다. 그런데 뭔가 명확한 무언가를 원하시거나 첨예한 스릴러를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로인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실제로도 해당 인물이 자신이 왜 그런 짓을 벌였는지에 대한 동기를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야기가 살짝 살해 동기에 대한 암시를 던집니다만 그냥 툭 던지는 정도에서 끝날 뿐이라 영화가 실제 사건에 대해서 던지는 물음에 대해서 상상력이 부족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때문에 그것이 찰스 컬린 자체의 선과 악의 공존을 더 깊게 다루지 못하는 것에도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보여주기만을 할 뿐이라 그것이 왜 그러할까에 대한 그럴듯한 무언가는 나오지 않아요. 어쩌면 그런 것이 이 영화의 차갑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데 방해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거리를 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두 배우를 한 영화에서 보는 것은 것은 큰 기쁨으로, 앞으로 몇 편 더 같이 영화에 출연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상상이 들기도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