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토마스 M. 라이트
출연: 조엘 에저튼, 숀 해리스, 제이다 알버트, 이웬 레슬리, 스티브 모우자키스, 앨런 듀크스 외
장르: 범죄, 스릴러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안녕하세요.
사람들은 자신 본연의 모습보다는 다른 인물을 연기를 해야 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타인의 호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싫어하는 부분도 어느 정도는 타협을 통해서 좋아해야 하는 척을 해야 하지요. 이런 것이 나쁘다 좋다를 반드시 구분 짓기가 조금 애매한 것 같아요. 타인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 비위를 맞추는 것이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짓이지만 그래도 인맥을 쌓을 수 있고 분위기도 환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스트레이저’는 잠복근무를 하는 한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섬세한 인물의 묘사그리고 숨 막히는 분위기
영화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주인공 ‘마크(조엘 에저튼 분)’의 독백이 들려옵니다. 요점은 간단합니다. 내면에 있는 악한 기운을 호흡을 통해서 뱉어내고 깨끗한 것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일종의 명상이지요. 마크는 잠복경찰입니다. 그의 역할은 범죄자들의 잘못에 대한 증거를 얻기 위해서 그들과 부대끼며 지내는 것이죠. 쉽지 않은 작전입니다.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범죄를 자신의 본연의 의지에 거슬러 행한다는 것은 일종의 자살 작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자칫하면 자신의 정체가 들통나기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고, 어쩌면 자신의 가치관에 혼란이 일어나 경찰과 범죄자 사이에서의 갈등을 겪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이번에 그가 친구처럼 지내야 하는 용의자는 ‘헨리 티그(숀 해리스 분)’로 그는 아동 납치 살해 용의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영화의 이야기 특성상 인물의 묘사가 매우 섬세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동 납치 살해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 마크는 헨리와 하루종일 붙어 다니며 그를 관찰, 감시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숨 조여드는 듯한 묘한 분위기들이 더욱더 인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인물에 대한 묘사가 더더욱 눈에 두드러지게 드러납니다. 어찌 보면 굉장히 심심한 영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인물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고 이 인물이 왜 이렇게 말하는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를 보시면 깊은 인물 묘사에 영화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거기에 다시 인물들이 보여주는 섬세한 묘사들이 혹시 이 사람이 뭔가를 눈치를 챘는지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서스펜스 자체에 다시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되는 효과로 이어지게 되지요.
헨리 티그가 자신의 헛점을 드러내기 위해서 친해져야 하지만 마크에게는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영화가 적지 않게 보여줍니다. 타인에게 대놓고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 인물이 자신의 이성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에서 자신이 맡은 작전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영화가 전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크가 가진 부담감이 헨리와의 사이에서 가지는 긴장감과 시너지 효과가 상당히 발휘되어 굉장한 스릴러적인 쾌감을 선사하기도 하고요. 이 두 인물뿐만 아니라 다른 경찰인 ‘케이트 라일렛(제이다 알버트 분)’의 헨리 티그에 대한 끈질길 추적도 이 영화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에 보탬을 해줍니다.
한 명의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한 흥미로운 이야기
인물들의 묘사뿐만 아니라 이야기 자체도 흥미롭게 전개되는 편입니다. 처음 헨리의 등장과 함께 잠복 작전의 시작이 많이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이내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보여주게 되며 이야기가 본론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헨리를 처음부터 쫓고 있었던 라일렛 형사의 검토를 통해 헨리에게 왜 이렇게 많은 형사들이 달라붙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이 영화는, 헨리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찾아내는 것이 이 영화의 또 다른 굵직한 줄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미 아동 납치 살해 용의자로 재판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이 공권력의 표적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헨리와 어떻게든 꽁꽁 자신을 감추는 그를 살살 꼬드기려는 경찰들 사이에서의 이야기가 볼만합니다. 유력 용의자를 범죄자로 밝히기 위한 경찰들의 노력과 인내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가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약간 이야기의 시간적 나열에 대해서 반전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이 반전 요소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영화의 이야기 구성이 각 지역 경찰들이 동시간에 헨리에 대한 정보를 파고드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그것이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을 반전을 통해 알 수 있게 되지요. 큰 반전이라고 할 것은 아닙니다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어딘가 존재했던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 깨끗하게 정리되고 서사에 명확함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네요. 납치 살해 사건이 이미 8년이 지났기 때문에 헨리가 저지른 사건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나올때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계속 이어갔던 점도 이 영화가 가지는 장점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증거에 기반한 수사과정도 재판과 관련해서 까닥하면 헨리가 무협의로 자유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어필하는 점도 좋았고요.
그 외에
배우 조엘 에저튼과 배우 숀 해리스의 연기가 압권인 영화입니다. 묘한 아우라의 소유하고 있는 배우 숀 해리스의 모습에서 이분이 연기한 헨리가 정말 도통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더군요. 일방적으로 헨리가 경찰들의 작전에 휘말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실제로 보시면 헨리가 마크의 정체를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 애매하게 묘사하고 있는 부분이 있기에 극 중 긴장감이 끝까지 잘 유지할 수 있었다고 보네요. 마크와 렌리의 날카로운 권모술수를 예상하고 감상하시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가 재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는 서로 속고 속이는 영화가 아니라 인물들 내면의 묘사에 집중하면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자백과 증거가 결국에 나옴에도 영화가 사이다스럽지 않은 것도 같은 결로 봐야 할 것 같네요. 사건이 종결됨에도 막막함을 전달하는 엔딩은 마크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이미지 출처: 공식 예고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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